팬데믹 이후 미국에서의 첫 여행

최근의 연구들에 의하면 인류의 조상은 160만 년 전으로까지 거슬로 올라간다. 과학적인 증거에 입각해서 화석을 발굴해야 하는 전제 조건이므로 화석 발굴이 쉽지 많은 않아서 이 정도로 밝힌 것일 뿐, 호모 에렉투스나 호모사피엔스의 직계 조상은 이보다 훨씬 더 위로 거슬러 올라갈지 모른다. 예전에 내가 교과서에서 배운 현대 인류는 약 10만 년에서 25만 년 전이라고 했으니 그 사이에 얼마나 많은 진보가 이루어졌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다. 미국의 대표적인 자연사 박물관 중의 하나인 연방 수도 워싱턴에 있는 스미소니언박물관에는 사람과 침팬지의 공통 조상인 호미닌(hominin)을 초기 인류의 계보로 분류하고 있다. 내이쳐아시아에 따르면, 호미닌이 나타난 시기는 무려 4백만년 전에서 8백만년 전이라고 한다. 이런 긴 역사를 거치면서 인류는 무수한 멸종의 위기를 겪었으리라. 45억 살의 지구라는 행성이 만들어진 이래 10억 년이 넘도록 안정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드디어 35억 년 전에 최초의 생명체가 탄생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지구 생명체의 전체 멸종에 가까운 대멸종(mass extinction)은 총 다섯 차례 있었다. 최근의 대멸종은 6500백만 년 전에 일어난 소위 ‘공룡대멸종’ 사건이다. 그리고 6천만년이 넘게 지난 후에야 현생 인류의 조상이 나타났다. 그들은 진화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혹독한 빙하기 등을 거치면서 멸종의 위기까지 내몰렸지만, 잘 버텨준 덕에 오늘날의 우리 인류가 생존할 수 있었다. 따라서 현재 77억에 가까운 우리 인생들은 오직 이 최초의 인류 조상님 덕임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제사를 지낼 때나 간절한 소원을 빌 때 자신의 직계 조상만 생각할 게 아니라 우리 인류의 시초, 그리고 그 시초가 있기까지의 태초의 생명체 탄생인 35억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 감사를 표할 필요가 있다. 즉, 지구의 모든 생명체는 소중하고 고귀하다. 그중에서 인류 종으로만 한정하면, 우리는 모두 운명 공동체다. 그까짓 피부색이나 생김새와 관계없이 우리는 모두 한 조상을 둔, 한 인류, 한 가족이다. 더구나 같은 나라에서 같은 시간을 살면서 생각이 조금 다르다고 서로 원수처럼 대척하면서 아웅다웅 다투는 일은 어쩌면 저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수만년, 아니 수십만 년으로 한정을 하자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인류는 매우 특별한 경험을 공유한 최초의 인류가 되었다. 바로 2019년에 발현되어 삽시간에 전 인류가 공동으로 겪게 된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다. 지구의 어느 곳에 살더라도 이 현상을 벗어나 자유로운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매우 특별한 시기요, 특별한 공동의 경험이다. 바라건대 이 소중한 공동의 경험이 예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방식으로 인류의 발전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예를 들면, 인류 공통의 문제가 더 이상 피상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모두가 인식하는 따위이다. 지금까지는 지구 환경의 문제에서 국가마다 자국의 이익을 앞세우면서 회피를 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지구 전체의 이익을 생각하는 식으로 발전되었으면 한다. 이 독특한 시기를 나의 경험에 한정한다면, 나의 아들의 경우를 들수 있다. 그가 바로 팬데믹 세대를 대표하지 않을까 싶다. 그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해인 2020년 봄부터 본격적으로 코비드-19가 퍼지면서 학교의 수업은 온라인 방식으로 변환되었다. 물론 전통적인 졸업식도 거행할 수가 없었으며 그는 자신이 합격한 대학(UC 버클리를 포함해서 10개 대학)의 캠퍼스를 한군데도 방문하지 못한 채 대학을 골라 등록해야 했던 세대이다. 그리고 1학년 첫학기부터 2학기가 끝날 때까지 내내 온라인으로만 수업을 한, 첫 세대이다.

그래서 이 불쌍한 중생들을 구제해 주려고 그가 다니는 대학에서 5주간 특별 캠퍼스 경험을 진행하고 있다. 어제부터 수업이 진행되었다. 총 2과목의 수업이 5주만에 끝나기 때문에 매일 2과목의 수업이 이뤄지고 과제가 주어지는 살인적인 스케쥴이다. 그래도 다들 캠퍼스가 열린다는 그 사실 하나 때문에 우리 아들의 학년(1학년이 끝나고 이제는 2학년 신분)과 새로 전학 온 학생들은 6월 1일부터 스케쥴에 따라서 차례대로 입주를 했다. 그의 대학은 한 학년이 1600명 정도인데 이번 특별 캠퍼스 활동은 의무 등록이 아니기 때문에 해외 학생 등을 포함해서 일부는 불참했을 것이다. 우리는 지난 금요일에 워싱턴 DC로 아들의 이삿짐을 싣고 떠났다. 졸지에 팬데믹 이후 미국에서 처음 가족 여행을 하게 되었다. 제대로 여행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 근처에서 제일 고급 호텔이라는 리츠칼튼에 2박을 예약했다. 경험 결과, 호텔이라는 서비스는 더 이상 비싼 돈을 지불할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

판에 박은 안이한 서비스에 눈 속임 요금 청구(WiFi의 값을 지불하게 하는 교묘한 수법과 냉장고에서 물병을 빼서 다시 넣어도 계산을 한다던가, 셀프 주차료를 받는 식 등), 별 다섯개의 고급 호텔치곤 수십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지지 않은 부실한 시설 등은 에어비앤비(Airbnb)와 같은 서비스 구매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를 잘 설명해 주고 있었다. 그것은 당장 주식 가치에도 반영되고 있다. 2020년 12월에 상장된 이 회사(NASDAQ: ABNB)는 현재 이 시각 시가총액이 91.3B(약 101조원)인데, 리츠칼튼 호텔이 소속된 매리어츠 인터내셔널(NASDAQ: MAR)은 142.48B (약 158조원)이다.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하나는 온라인 플랫폼이요, 다른 하나는 엄청난 인프라를 가진 회사임을 비춰봤을 때 말이 되지 않을 정도이다. Marriott International은 131개 나라에 걸쳐서 30개의 브랜드(The Ritz-Carlton, St. Regis, JW Marriott 등 고급에서부터 저급 브랜드까지)가 있는데 총 7,349개의 호텔이 운영되고 있다. 그야말로 거대한 호텔 제국이다. 위키페디아에 따르면, 이 회사가 운영하는 룸의 개수가 무려 1,380,921개에 이르는데 2위 그룹인 힐튼 월드와이드(6,110곳의 977,000개 룸)의 규모를 훨씬 뛰어 넘는다. 힐튼 월드와이드(NASDAQ: HLT)는 현재 기준으로 시가 총액이 35.1B인데 온라인 플랫폼만 갖고 있는 에어비앤비의 시가총액의 약 1/3에 불과할 뿐이다. 디지털 시대에 온라인 플랫폼으로 변환하지 않으면 죽음 뿐이다. 사진은 리츠칼튼에서 바라본 전경인데 온통 녹음이 우거진 초여름의 풍경을 느낄 수 있다.

Source: TCI Magazine.

17년 만에 다시 출현한 매미의 습격이라고 부를 수 있을만큼 도처에 매미가 널려 있다. 유년시절에 매미 한 마리를 잡기 위해 벌였던 숨바꼭질 같은 게 이곳에서는 전혀 필요없다. 도처에 매미가 날아다니거나 기어다니거나 차량 유리창에 부딪힌다. 한국의 매미는 날쌔기가 이를데 없는데 이곳 매미는 거기에다 굼뜨다. 새들의 먹이로 딱 맞다. 13년 혹은 17년을 주기로 한꺼번에 매미로 변신을 해서 그들의 천적들을 압도해서 살아 남는 방법으로 진화를 했다고 한다. 미국에는 올해 무려 7조 마리의 매미가 출현을 했다고 해서 사방에서 매미 요리를 하느라 법썩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진기한 장면이 아닐 수가 없다. 매미 요리라니.

Source: New York Times

지난 2021년 5월 24일자 뉴욕타임즈에서 매미 요리를 소개한 글을 읽고나서 나는 인간이 매미를 먹는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았다. 이 기사에서 크리슈나 기자는 커네티컷 뉴 헤이븐에서 일식 레스토랑을 하는 일본 규슈의 시골 출신인 라이(47세) 씨의 매미 요리와 관련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미국에서 먹는 매미는 부르드 엑스(Brood X)라는 종인데 눈이 빨갛다.

Source: CNN.

위의 사진처럼 빨간 눈을 하고 있는 Brood X라는 매미 종류다. 생각해 보면, 매미만큼 깨끗한 곤충은 없다. 굼벵이에서 매미가 되면 죽을 때까지 먹지 않는다. 그야말로 이슬만 먹고 연명하다고 죽는다. 그러니 익혀 먹을 경우 무해한 단백질 덩어리인 것이다.

Credit to Jon Allen.

위의 사진은 한국에서 어렸을 때부터 본 참매미 같다. 시카다 매니아라는, 매미 전문 사이트가 있는데 그곳에서 이 매미가 한국산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눈을 포함해서 초록색을 많이 띄고 있는 낯익은 녀석이다. 이 녀석은 매우 날쌔다. 나는 매미라는 현상을 보면서 한 사람의 사고는 그 사람의 환경과 경험에 의해 제한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냥 어렸을 때 여름철에 시끄럽게 매미가 울다가 그치곤 하는 그런 경험이 전부였으므로 미국에 처음에 왔을 때 도처에 매미가 깔린 적이 있어서 놀라긴 했다. 13년 혹은 17년마다 매미가 부화한다고 해서 미국의 모든 전역이 동시에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지역마다 그 시기가 모두 틀릴 수 있다. Raupp 박사에 따르면, 미국에는 13년마다 매미가 되는 4종과 17년마다 매미가 되는 3종이 있다고 한다. 미국에 온지 몇 년 후에 지천에 매미가 깔려 있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었다. 그리고 잊었다.

그전까지 나는 매미에 대해서 별로 관심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찾아볼 생각도 없었다. 그런데 이 글을 쓰기 위해서 이런저런 조사를 해 보니, 신기한 것을 알게 되었다. 그중에 한가지는 TCI 매거진에 실린 과학 기사를 통해서 새롭게 배우게 되었다. 매미가 알을 까 넣어 두기 위해 나무껍질을 벗기면서 나무가 말라 죽는 현상이 있다는 것이다. 내가 경험했던 몇 마리의 매미라면, 나무껍질을 조금 벗긴다고 별 피해를 주지 않겠지만, 이번처럼 7조마리의 매미가 일시에 특정 지역에서 부화를 했다면 다른 문제 같다.

매미떼의 부화로 말라 죽은 나무 모습이다. 이렇게 사과 등 과수를 매미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살충제를 치면, 실제로는 나무에 더 많은 충격과 손상을 입힌다고 Raupp가 주장한다. 물론, 살충제가 결국은 대기와 지층을 오염시킨다. 따라서 위의 사진처럼 그물망으로 보호할 경우 더욱 효과적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암놈의 배에 오비포시터(Ovipositor)라는 뽀족한 걸로 나무 껍질을 벗긴다. 나도 매미의 배 밑에 검은 색의 뽀족한 바늘 같은 것을 본 기억이 있지만, 그것이 이런 역할 때문에 생긴 것인 줄을 몰랐다.

결국 수천마리의 매가 나무 한 그루에 집중해서 알을 부화할 경우, 저렇게 큰 나무도 고사 위기에 빠지는 것이다. 참으로 엉뚱하게 위험한 녀석이 아닐 수 없다.

위의 사진은 땅 밑에서 오랜 동안 활동하던 굼벵이가 뚫고 나온 구멍인데, 나무에 기어 올라가서 껍질을 벗게 된다. 이렇게 측정을 해서 에이커당 몇 마리가 부화했는지를 추정한다고 한다. 어떤 경우에는 1 에이커에 백만 마리 이상으로 계산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한꺼번에 땅을 뚫고 나와 매미가 되는 것을 “포식자 포만 전략 predator-satiation strategy”이라고 한다. 매미 포식자의 종류는 곰팡이에서부터 뱀, 물고기에 이르기까지, 스컹크에서 다람쥐 등 포유류는 물론, 새와 거미나 개미와 같은 수 많은 개체군의 먹이가 된다. 한마디로 땅을 뚫고 나오는 순간부터 도처의 위험에 직면하는 게 바로 매미의 숙명이다. 그래서 약 4천 평방 미터 정도의 면적에 백만 마리가 넘는 매미들이 일시에 진격하는 것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거인의 진격”이 연상되어 오싹하다.

이렇게 튀어나온 녀석들은 예로부터 미국의 원주민들에게 주요 단백질 공급원이 되어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도시화와 함께 환경이 급변하면서 매미의 개체수도 급감하면서 벌써 XI와 XXI의 두 종류가 멸종했다고 한다. 따라서 나무 등을 보호하기 위해 무자비하게 살충제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친환경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이처럼 내가 한국에서 경험했던 매미와 얽힌 것과는 완전히 다른 스토리가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따라서 매미에 한정해서 말하자면, 한국인과 미국인이 매미에 대해서 대화를 할 때 서로 다른 추억과 이미지를 갖게 될 것이다.

뉴욕타임즈의 크리슈나에 따르면, 매미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육류보다 저렴하면서도 매미를 소비하는 것이 환경이나 매미의 개체수에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그 어떤 요리보다 훌륭하다는 것이다. 호두나 밤을 연상시키는 달콤하면서도 쓴 맛에 부드러운 껍질은 게처럼 바삭바삭한 겉감이 있는 것이 매미의 식감이라고 한다. 매미는 날 것으로 먹기도 하고 굽거나 훈제 또는 삶아서 요리를 하도 하는 등 매우 다양한 요리 방법을 라이씨는 사용한다고 한다. 매미를 포획하기 위해 라이 씨는 내가 머물었던 버지니아주 타이슨까지 가서 나무에서 수천마리를 잡았다고 한다.

Source: New York Times

이 기사 외에도 매미 요리법(cicada recipes)으로 구글에서 이미지 검색을 하면 엄청나게 다양한 사진들을 볼 수 있다. 뉴욕포스트에서도 다양한 기사를 내 보내고 있다. 요리 레시피도 소개하고 있는데 한번 시도해 봄직하다.

Cicada Cookies

Eager to try out your own culinary skills on this year’s crop of Brood X cicadas? Here’s Jenna Jadin’s 2004 “Cicada-licious” recipe for Chocolate-Chip Trillers.

Ingredients

2 1/4 cups flour
1 tsp. baking soda
1 tsp. salt
1 cup butter, softened
3/4 cup sugar
3/4 cup brown sugar
1 tsp. vanilla
2 eggs
12-ozs. of chocolate chips
1 cup chopped nuts
1/2 cup dry roasted chopped cicadas

Directions

  1. Preheat the oven to 375 degrees F.
  2. In a small bowl, combine flour, baking soda and salt, then set aside.
  3. In a large bowl, combine butter, sugar, brown sugar and vanilla, then beat till creamy, incorporating eggs.
  4. Gradually add flour mixture and insects, mix well. Stir in chocolate chips,
  5. Scooping up the dough with a rounded teaspoon, drop spoonfuls onto an ungreased baking sheet.
  6. Bake for 8 to 10 minutes.

Makes approximately 3 dozen cookies.

어디를 가든 귀를 찢을 것 같은 매미 소리도 시간이 지나면서 무감각해졌다. 뭔가가 압도를 하면 그것에 익숙해지는 것 같다. 마찬가지로 처음에 우리는 팬데믹에 압도되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편안해 졌다. 나의 경우에는 백신을 맞은 이후에 어디를 가도 아무런 경계심이 없어졌다. 더구나 항체 정도를 검사한 후에 더욱 그렇다.

예전에 갔었던 오키 보울(Oki Bowl)이라는 식당에 들렸다. 이곳 조지타운은 워싱턴 DC안에 있는 고급 마을이다. DC 메트로폴리탄 지역은 총 인구가 2017년 기준으로 6,216,589명으로 총 384개의 미국 메트로폴리탄 지역 중 6번째로 큰 곳이다. 뉴욕메트로폴리탄은 인구가 약 2천만 명에 이르는 제일 큰 곳이며, 두 번째가 로스앤젤레스메트로폴리탄, 그 다음이 시카고메트로폴리탄 등이다. 메트로폴리탄에 관한 자세한 것은 것은 위키페디아의 메트로폴리탄 지역 통계 리스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아무튼 DC메트로폴리탄 지역 중에서 조지타운은 가장 고급 거주지역이다. 연방정부가 있는 까닭에 잘 나가는 사람들이 왕창 몰려 사는 곳이다. 경기와 관계없이 연방정부에는 거대한 돈이 365일 흐를 수 밖에 없다. 그런 결과가 이 지역을 돋보이게 하고 있다.

아들 녀석이 다니는 대학도 이 타운의 이름을 땄다. 1789-1815년까지는 조지타운 칼리지로 시작해서 232년의 역사를 가진 대학이 바로 조지타운대학교이다.

뜨거운 날씨에 시내를 돌아다니는 중에도 맥스의 관심은 한 곳에 있었다. 이제는 스케이트보드를 타다가 넘어지는 일도 없이 제법 잘 타는 녀석은 이번에도 스케이트보드를 갖고 왔는데 탈 곳을 물색 중이었다. 그것을 눈치 챈 나는 공원이 있는 강가로 향했다.

포토맥 강변에 큰 공원인 조지타운워터프론트파크(Georgetown Waterfront Park)가 있어서 시민들에게는 좋은 휴식 공간이 될 것 같다. 결국 한 공간에서 사람들이 없을 시간에 보딩할 곳을 찾았다.

조지타운대학교는 2017년 기준으로 19,005명의 학생(학부 7,463명, 대학원 11,542명) 규모에 1,500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교수진은 2,173명(풀타임 1,291명, 파트타임 882명)으로 지금까지 27명의 로즈스칼라, 32명의 마셜스칼라, 33명의 투루먼스칼라, 429명의 풀라이트스칼라, 2명의 대통령과 2명의 연방대법원판사를 배출했다. 이 대학은 연방수도에 위치한 까닭에 외교정치 분야에서는 세계에서 1위이다 (Riche, Foreign Policy Magazine). 2017년을 기준으로 그해 학부 입학생의 94%는 각 출신 고등학교에서 성적이 상위 10위 안에 들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전교 1등 2,061명 지원에 57%인 1,181명이 합격했고 전교 2등 1,226명 지원에 29%인 357명이 합격, 전교 3등 919명 중 24%인 220명 합격, 전교 5등 이상(6,344명) 중 17%인 1,097명이 합격했다. 그리고 전교 6등에서 10등 사이는 3,677명이 지원해서 9%인 317명이 합격한 것으로 집계되었을 만큼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합격할 수 있는 대학이기도 하다. 아이의 고등학교에서는 3명이 이 대학에 등록했다. USNEWS에 따르면 미국에서 23위로 매겨졌다. 하버드를 목표로 4-5년을 고생했던 녀석의 종착지인데 아주 만족해 하고 있어서 다행이다.

토요일에 기숙사로 짐을 옮겼다. 5주짜리 생활이지만, 엄청난 양의 짐을 학교에서 제공한 박스에 넣어서 옮겼다. 언덕을 오를 때에는 나와 아들이 땀을 흘리며 밀어야 했을만큼 무게도 상당했다. 다른 머스마들은 여행가방 한 두개 정도였을텐데, 참으로 특이한 녀석이다. 더구나 기회를 봐서 추가로 5주를 연장해서 2과목을 추가 수강하고 싶다면서 짐을 챙겼다. 거기에다 우리 지역의 큰 종합병원에서 홍보용 비디오 편집을 의뢰 받아서 기숙사에서 여름에 편집할 요량으로 데스크탑도 챙겨서 갔다. 일종의 온라인 인턴인 셈이다. 따라서 어쩌면 우리 아들은 5주가 끝나면 추가로 5주 연장을 해서 대부분의 여름을 캠퍼스에서 보낼 것 같다. 지난 번에 여기저기에 인턴 지원서를 냈는데 한 곳도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내오지 않았다.

Source: CR Fashion Book

인턴 자리를 구하려고 아이가 여기저기에 이력서를 보낼 때, 아이의 이력서를 받아 본 사람 중의 한 명은 오스카상을 수상한 귀네스 팰트로(Gwyneth Paltrow)도 포함되어 있다. 이런 저런 연줄 중에 그녀에게도 인연이 닿았던 것이다. 하지만, 1학년짜리에게 졸업생도 구하지 못하는 인턴 자리는 쉽게 오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런 모습을 가상하게 눈여겨 한 종합병원의 마케팅담당 부사장이 아이에게 여름 일자리를 제안한 것이다.

언덕배기에 위치한 기숙사에 아이가 배정을 받았다. 타대학에서 전학 온 학생들이 묵는 이 곳은 최근에 새롭게 리노베이션을 마쳤다고 한다. 그래서 모두 3학년이나 4학년들이 있는 곳에 영욱이가 배정되었는데 2인실을 홀로 사용하고 거기에다 화장실이 룸 안에 있어서 여러 모로 아들 녀석이 횡재를 했다. 우리는 들어가서 구경하지도 못하고 아이와 헤어졌다.

이제야 우리 부부는 아이들로부터 완전히 해방되었다.

아내와 나는 근처의 알렉산드리아라는 타운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버지니아에 있는 오래된 도시로 워싱턴에서 포토맥강을 건너 한 20분 정도 남쪽으로 운전하면 도착할 수 있는 도시이다. 우리가 알고 지내는 한 부부가 조만간 이곳으로 정착지를 옮긴다는 얘기를 들었기에 어떤 곳인지 확인해 보고 싶었다.

마스크를 쓴 사람들, 쓰지 않은 사람들이 섞여서 시원한 강변의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공포에 질렸던 모습은 어디에도 찾을 수가 없다.

내가 사용하는 갤럭시 울트라 21 5G의 카메라 렌즈 중에 광각 렌즈를 사용하면 넓은 시야를 확보해서 좋기는 하지만 사진의 결과를 보면, 양쪽이 휘는 효과가 있어서 별로다.

느긋하게 이 도시를 돌아다니는 중에 아들 녀석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저녁을 같이할 수 있다는.” 이미 이별 의식도 했건만.

그래서 우리는 아이를 태우고 학교 근처에 있는 포 75라는 곳으로 가서 저녁을 했다. 월남이 패망하고 난민들이 미국에 엄청 왔다.

Migration Police에 따르면, 1975년에 125,000명의 난민이 미국에 도착했다고 한다. 그 사람들은 미국 현지에서 베트남 식당을 열었을텐데, 이 체인점의 이름도 그것에서 기인한 것을 알 수 있다.

저녁을 먹고 다시 아이를 기숙사로 데려다 줬다.

이번 여행에서는 테슬라의 모델 Y를 몰고 갔는데 고속도로에서는 주로 자율주행 모드로 가서 그만큼 편안했다. 집에서 출발해서 집에 다시 돌아올 때까지 전기 충전을 3회했는데 도착 후 130 마일정도 남았다. 1회 충전에 320 마일 정도 갈 수 있다.

작년에 두번이나 한국을 갔는데 그때는 백신도 없을 때여서 팬데믹의 어두움을 체감했지만, 이번엔 평상시에 다름 없는 감정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는데 적어도 나는 이제 완전히 팬데믹에서 벗어났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