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일이 생긴다, 살다보면

아침에, 정확하게는 아직도 새벽이라고 할 수 있는 5시 44분에 딸 아이로부터 SOS 문자가 들어왔다. 물론 내 폰은 잠 잘 때는 무음이므로 몰랐다. 대신에 화장실에 가려던 아내가 자신의 폰을 들여다 보고 놀라서 전화와 카톡보이스 콜을 시도했지만 딸로부터 아무런 응답이 없었기 때문에 나를 깨웠다. 그때가 6시 20분 무렵이었다.

나에게도 딸이 보낸 SOS 문자와 GPS 위치 정보 링크가 찍혀 있었다. 물론, 나의 콜에도 그녀는 응답이 없었다.

순간 내 머리 속에는 2018년 5월 1일의 사건이 떠 올랐다. 내가 그 다음날 썼던 911에 전화를 건 사연이라는 내용처럼, 단순 해프닝일 수도 있었다. 당시에도 아침 6시 무렵에 학교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하고 집으로 향면서 나와 통화를 하던 딸이 집에 도착한 것은 6시 22분 경이었다. 오전 8시 30분에 자기를 깨워 달라고 해서 내가 전화를 했더니 전화를 받지 않아서 생긴 일이었다.

이번에 위치 정보가 찍힌 곳은 딸 아이의 집 근처이기는 하지만 학교에서 돌아 오는 길의 위치와 같았다. 나는 그때와 달리 딸 아이가 학교 스튜디오에서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번씩이나 아무 것도 아닌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보다는 나쁜 일이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었다.

아내는 자신의 폰에 있는 SOS를 누르면 어떻게 되나 싶어서 눌렀다는데, 바로 뉴저지의 911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래서 아내는 졸지에 뉴저지 경찰과 통화를 하게 되었다. 아내가 상황을 설명하니 911에서는 이타카 경찰서와 코넬대학 경찰서의 전화 번호를 알려 줬다.

아내가 대학 경찰 (University Police로 미국은 대학마다 대학교에 상주하는 경찰들이 있다)과 통화하는 동안에 나는 출발 준비를 했다. 다행히 전날 밤에 나는 전기차의 충전을 해 놓았었다. 경찰은 아내에게 아이의 인종과 머리카락 색깔, 몸에 문신 같은 표식이 있는지 여부 등을 물어 왔다고 했다. 물론, 아이에 대한 기본 정보(살고 있는 아파트 주소, 전화번호 등)는 물론이었다. 무슨 일이 발생하면 신체의 특징 중에서 두드러진 것 중의 하나가 문신과 문신의 모양인 것 같았다. 딸 아이는 2015년에 나와 체코의 프라하에 있을 때 자신이 디자인한 문신을 했었다.

프라하에 있는 한 타투 가게인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 중 하나라고 한다. 이곳에서 손 등에 아이가 타투를 했다.

딸 아이의 고등학교 시니어 봄 방학을 맞이하여 우리 가족은 오스트리아, 체코, 스페인으로 여행을 갔다. 아들의 방학이 먼저 시작된 까닭에 아내는 맥스를 데리고 먼저 출발을 했고 우리는 빈에서 만나 며칠을 보낸 후 나와 루비는 프라하로, 아내는 스페인과 독일로 떠났었다. 

우리는 즉시 이타카로 출발했다. 비가 살짝 내리고 있었지만, 고속도로에는 차가 많지 않았으며 나는 매우 빠른 속도로 운전을 했다. 한 5분이 지나자 대학 경찰로부터 전화가 왔다.  전화를 걸어 온 경찰은 추가 질문을 했고, 우리가 알려 준 위성위치 정보는 딸 아이의 주소지와 일치하므로 그곳으로 가 보겠다는 내용이었다. 그후 약 5분이 채 지나지 않아 딸 아이의 휴대폰으로 전화가 들어왔다. 다행히 해프닝이었다.

나는 도중에 차를 돌려 집으로 오는 도중에 아내와 딸 아이는 한참을 이야기를 나눴다. 내 딸의 폰이 최근에 물에 젖으면서 배터리 충전이 잘 되지 않아 폰이 죽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딸 아이는 SOS 버튼을 누른 적이 없는데 폰의 배터리가 죽으면서 마지막으로 가족에게 SOS를 보낸 것이 분명했다. 휴대폰 중에는 별도로 설정을 하지 않으면 이 기능이 설정되어 있다고 한다.

딸 아이는 이번 마지막 스튜디오 프로젝트는 바르셀로나가 낳은 세계적인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작품과 관련된 것이라면서 다행히 그곳에 갔던 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녀가 로마에서 한 학기를 보낼 때 아내가 방문해서 둘이서 바르셀로나를 갔었다.

집에 돌아와서 평소보다 일찍 아침을 먹고 이메일을 확인하다가 내가 밀라노 현지에서 만날 예정인 사람과 일정이 맞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래서 여행 계획을 취소했다. 사실은 이번 주 목요일에 이태리로 출발해서 다음 달 22일에 돌아올 예정으로 어제 티켓도 예약을 했었다. 현지에서 처리할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에는 아내도 동행을 하기로 했는데 졸지에 모든 계획이 달라졌다. 다시 일정을 조율해서 조만간 출장을 갈 생각이다.

내가 11월 22일을 귀국 날짜로 잡은 것은 학교에 가 있는 아이들이 23일, 24일부터 땡스기빙데이 휴식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아들 녀석은 비행기로 집에 돌아오면 되겠지만, 고양이 오묘 때문에 딸 아이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한다. 고양이들은 멀미에 무척 약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직접 데리러 가야 한다. 아이의 반려묘인 오묘는 정말 귀여운 녀석이며, 딸 아이의 외로움을 덜어 주는 고마운 존재이다.

아, 아이와의 카톡 메시지에서 테슬라 주식에 관한 내용이 있어서 잠시 설명을 하자면, 이렇다.

2017년에 6월에 나는 아이들의 자산 관련한 지식과 경험을 주기 위해서 각각 5천불씩을 주고 투자를 하라고 했다. 물론 장기 보유할 주식을 선택하고 7년 후에 매각해서 투자 원금은 내가 갖고 남은 금액은 각자의 씨드머니로 하라고 했다. 그때 루비는 테슬라 주식과 넷플릭스, S&P 지수 등을 구매했다. 테슬라는 그 후에 주식을 쪼개서 주식수가 4배로 늘어났다. 작년 12월에 내가 그 주식을 모두 매각해서 제법 많이 남았는데, 자기는 판매할 생각이 없었다며 재구매를 하라고 해서 다시 구매를 했다. 그리고 나도 보유를 했다. 따라서 나는 2020년 12월 시점에 구매한 주식값과 관계없이 2017년 6월의 값으로 딸 아이에게 계산을 해 줘야 한다. 오늘 시점으로 거의 4만불 정도인 것 같다.

2017년 7월에 테슬라의 주식은 68불 대였다. 그런데 주식 계좌를 보니, 7월이 아니라 6월 8일에 테슬라 주식을 매입했다.

그리고 내가 매각했을 때인 2020년 12월에는 그보다 10배가 오른 660불 대였다.

그리고 오늘 테슬라 주식은 1,000원대를 오가고 있다. 2017년을 기준으로 대략 1570%가 오른 것이다.

당시에 친환경을 추구하는 기업의 이념에 동의를 하기 때문에 테슬라에 투자를 했다는 내 딸의 선경지명이 놀랍다. 반도체 대란 속에서 테슬라는 소프트웨어 설계를 바꿔 부족한 반도체를 대체하면서 대응을 하고 있다. 그리고 핵심 반도체는 직접 설계하는 등의 기술력으로 올해에 엄청난 이익을 발표하면서 다른 자동차 회사들과는 다른 면모를 보이면서 시장의 지지를 받는 형국이다. 그러나 주식시장이란 요동을 치는 곳이므로 한 번 산 주식은 눈을 꼭 감고 7년, 10년을 가둔다고 생각하는 게 나처럼 비전문가들이 선택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아무쪼록, 좋은 해프닝으로 끝나서 다행이다.

테슬라에 대해서 엄청나게 잘 분석한 동영상이 있어서 공유한다.

wusuk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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