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king and Sharing

선택의 딜레마

이번 취업에서 명진이는 결국 네군데의 건축회사들로부터 선택받았다.

애덤슨 소시에이츠 아키텍츠 Adamson Associates Architects: 1934년 설립된 500 여 명의 건축가를 보유한 건축회사로 캐나다 (토론토, 벤쿠버)와 뉴욕, 로스앤젤레스 (LA), 런던에 사무실이 있다.
– L.A. 오피스 근무: $67,000 (시작 연봉)
– 간접 연봉(보험료 등 회사가 부담하는 비용) 포함: $79,000 정도
– 건축회사들 간의 중간 업무를 하는 회사라는 특징

HDR: 세계 3대 건축 회사 중 하나. 1,312명의 건축가를 보유한 11,000명의 임직원이 일하는 세계 3위의 종합건축회사로 전 세계에 225개의 오피스 운영.
– 뉴저지 본사 근무: $70,000 (시작 연봉)
– 간접 연봉(보험료 등 회사가 부담하는 비용) 포함: $85,000 정도

파옛 어소시에이츠 Payette Associates, Inc.: 보스턴 소재의 1932년에 설립된 건축회사. 1998년이후에만 150개가 넘는 건축 디자인 분야 수상을 하고 있는 미국을 대표하는 건축 디자인 회사.
– 보스턴 근무: $63,000 + 이사비 $2,000 지원.
– 간접 연봉(보험료 등 회사가 부담하는 비용) 포함: $75,000 정도

LSS: 뉴욕 맨해튼 소재의 건축 회사로 1995년에 설립된 떠 오르는 건축 디자인 회사.
– 맨해튼 근무: $64,000 + 시작 보너스 $3,000 = $67,000
– 간접 연봉(보험료 등 회사가 부담하는 비용) 포함: $79,000 정도
– 매년 회사의 이익금은 풀타임 직원들에게 배분

이 중에서 LSS (Leroy Street Studio Architecture)는 인터뷰만 세번을 본 회사이다. 건축가가 50-55명 규모로 비교적 작아서 이번 취업 시즌에 1명만 채용하는 것인만큼 신중을 기해서 직원을 뽑는 것 같다. 더구나 회사의 이익금을 직원들에게 매년 나눠 주는 회사인만큼 풀타임 정식 직원을 선발하는데 매우 신중한 회사 같다.

명진이는 오늘 LSS에서 합격 통보가 오기전까지는 파옛에 가는 것으로 결정했는데, 다시 고민이 생겼다. 오묘(명진이의 고양이)를 위해서는 집에서 출퇴근을 할 수 있는 LSS가 최적인데 파옛을 포기하기에는 그 회사가 너무 아까운 회사라고 한다.

다행히 뉴욕이든 보스턴이든 그 지역에 친한 친구가 한 명씩 있어서 다행이라고 한다. 보스턴에는 코넬에 입학하기 전, 코넬 신입생 산악 모임에서부터 친구가 된 캘리포니아 출신의 E가 베프인데 하버드대학교 디자인스쿨(건축대학원)에 이번 가을학기부터 다닐 예정이다. 둘 다 보스턴 생활이 처음이라 서로 의지가 되고 좋을 것이다. 명진이도 건축 회사 경험을 한 후에 하버드 대학원 (디자인 스쿨)에 진학할 예정인데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되고 좋을 것 같다. 더구나 이 회사는 처음부터 명진이 한테 적극적으로 채용 의사를 보였는데 근무 환경이 미국 내 최고 좋은 곳으로 정평 나 있는 곳이다. 보통 신출내기들의 시작 연봉이 $55,000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이미 다른 곳에서 명진이가 7만불을 오퍼 받은 뒤라서 그곳 회사에서 고민 끝에 $64,000을 제시한 것이다.

거기에다 이사 비용을 지원해 줄 수 있는지를 회사에 문의했는데 회사의 규정은 없지만, 2천불을 보너스 형태로 지원해 주겠다고 할 정도로 그 회사에서는 처음부터 명진이의 채용에 적극적이다. 며칠 전에 LSS에서 3번째 인터뷰를 할 때만 하더라도 보스턴의 이 회사에 갈 생각이 분명했다. 대신에 LSS와 마지막 인터뷰를 하면서 이번 주까지 채용 여부를 알려 달라고 했다.

막상 LSS에서 합격 통보를 받고 딸 아이는 고민에 빠졌다. 일단 그 회사의 프로젝트들이 명진이에게 친숙하고 좋아하는 건축 프로젝트를 주로 취급한다. 뉴욕시를 중심으로 한 고급 주택이나 건물들이 주외 프로젝트인데 일 자체만 보면 이곳이 가장 일하고 싶은 곳일 것이다. 더구나 뉴욕에서 건축일을 시작한다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집에서 출퇴근을 할 수가 있을 뿐만 아니라 오묘도 우리 집에 있으므로 오묘 걱정도 없고 좋다. 이 회사는 50명 정도의 규모로 적지만 최근 몇년 사이에 큰 성장을 한 회사라 한다. 무엇보다 명진이에 대해 적극적인 채용을 위해 첫해부터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이 회사에서 주목할 점은 매년 회사의 이득을 정규 직원들과 배분하는데 그런 면에서는 큰 이점이 있는 회사이기도 하다.

합격을 한 4군데 회사에서는 자사에서 적용하고 있는 의료보험, 유급 휴가 등의 여러 잇점이 있는 패키치를 각 회사들이 명진이한테 보내 왔는데, 유급 휴가 등에서는 보스턴과 뉴욕이 유리하고 나머지 조건들은 거의 대동소이하다.

결과적으로 보스턴과 뉴욕 회사 중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데 당사자는 어느 한 곳을 선택하자니 머리 아프다고 한다. 명진이는 다음 주 초까지는 입사 여부를 알려 주겠다고 각 회사에 통보를 했다고 한다. 결국 주말에 어디로 갈지 결정해야 할 것 같다.

참고로 보스턴에 가게 되면 월 렌트비로 2천 달러에 생활비 약 1천 달러 정도는 추가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반대로 뉴욕에 있는 회사로 다닐 경우에는 이 비용이 절감된다. 명진이가 애초에 건축회사의 규모로만 따져서 지원을 했더라면 세계에서 가장 큰 건축회사 1~2위에도 합격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HDR에 가지 않는 것은 집에서 출퇴근할 수 있다는 잇점 때문에 지원한 것인데 현실적으로는 출퇴근이 불가능한 거리에 있다는 것이 판명되었다. 그래서 가장 급여 조건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일하는 환경이 좋은 보스턴 회사로 마음이 기울었던 것이다. 그 문제에 대해서 자기 부모의 의견을 물어왔기에 나는 다음과 같이 내 의견을 밝혔다.

“급여 때문에 회사를 선택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번의 첫 직장은 최종 종착지가 아니라 브릿지의 개념이어야 한다. 너가 목표로 하는 곳을 가기 위한 다리여야지 그것이 너의 최종 목표지일 수가 없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첫직장을 선택할 때 마치 그 직장이 자신이 뼈를 묻을 곳으로 여기고 고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나의 딸의 경우에는 중간에 대학원 진학도 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그 다음에 다른 기회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연봉을 두고 고민을 하는 것 중에 학자금 대출 때문이기도 했다. 은행에서 $16,000을 3% 이자로, 정부에서 $22,000을 그랜트로 받은 것이 있는데 이것을 같아 나가는 것도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이 대출금은 엄마 아빠가 당연히 갚는 것이니 생각하지 말라고 해 줬다. 실제로 나는 아이들에게 대학과 대학원 비용은 전액 우리가 대 줄 것이라고 예전부터 얘기를 해 왔고 이번에 다시 한 번 딸 아이에게도 밝혔다.

“첫 직장을 갖게 되면서 너가 완전히 독립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부모로서는 고마운 일이지만, 너가 건축학을 공부하는 것을 지원해 준 것은 너의 엄마 아빠이고, 건축가의 급여가 매우 적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엔지니어링을 전공하면 첫 급여가 보통 $150,000 이상인데, 건축회사는 그보다 $100,000이나 적은 $50,000~$60,000이 보통인만큼 그 수입으로 재정적 독립을 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것이다.”라고 말해 줬다.

“따라서 부모가 일정 기간은 지원을 해 줄 생각을 갖고 있으므로 연봉을 기준으로 하기 보다는 너가 일을 하면서 너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회사인지를 판단 기준으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에 대학원에 진학을 하고 졸업 후에 그 회사로 돌아갈지 다른 회사로 가게 될지는 그때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의 첫 직장은 너에게 브릿지 그 이상 그 이하의 의미가 아니다.”

나는 이렇게 아이에게 회사를 선택할 때, 재정적인 문제 때문에 일하기 좋은 회사를 포기하는 일을 하지 않기를 바랬다. 그래서 연봉이 많고 회사 규모가 압도적으로 큰 HDR은 고려하지 않게 된 것이었다.

명진이는 2015년 가을학기부터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는데 그 결과가 이번 취업 시즌에 좋은 결과로 나타나는 것 같아 아빠로서 축하를 하고 싶다. 돌이켜 보면 거의 7년의 세월이 흐른 것이다. 중간에 1학기를 쉰 후 SVA에서 1년을 보냈고 코넬만 5년 하고 1학기 더 다닌 셈이다. 2020년 5월에 가족 여행으로 한국에 갔을 때, 그해 가을부터 연세대학교에서 1학기를 보냈다. 그때는 코넬수업도 동시에 병행했는데 온라인 수업이었으므로 2021년 봄학기까지 마치고 7월에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므로 명진이는 2015년 가을에 코넬에 입학해서 1학기만 하고 그 다음 해 가을에 SVA에서 1년을 다녔다. 그리고 다시 2016년 가을부터 코넬에 복귀해서 2022년 5월에 졸업을 하게 된다. 그 사이에 연세대학교에 국제교환학생으로 갔으니 파란만장한 학생 생활을 보낸 것이다.

2017년 7월에 내가 나의 딸의 사주를 물어 본 적이 있다. 그 사주쟁이에 의하면, 나의 딸의 사주는 “그야말로 큰 사주”라고 했다. 그 사주쟁이는 “열 아들 부럽지 않은 큰 사주”라고 했다. “나이 스물여덟에 두각을 나타내게 되며 마흔이 되면 큰 인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워낙 포스가 있어서 어느 곳에서든 리더가 된다”고 했다.

나는 몇 년 전에 딸 아이에 관련하여 아주 큰 꿈을 꾼 적이 있다.

2018년 9월24일, 한가위 아침에 꾼 꿈

한가위 아침에 잠깐 꿈을 꾸었다. 신기한 꿈이다.

기린 한 마리와 기린 만한 코끼리 두 마리가 깊은 물을 헤치며 걷고 있다. 기린은 왼쪽에 있고 가운데 코끼리에 명진이가 앉아 있다. 코끼리가 어찌나 큰지 명진이 몸이 꼭 애기 같다. 이제 물은 깊어져서 기린 머리만 물위로 나와 있고 코끼리들은 코로만 숨을 쉴 정도이지만, 모두 평화롭다. 이제 바다 같이 깊은 물 위를 기린과 코끼리들이 걸어가고 있는지 유유히 헤엄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은 끊임없이 명진이를 외친다.

이윽고 명진이가 탄 코끼리가 곧고 길게 뻗은 도로 위로 들어섰는데 도로 양쪽에는 어마하게 많은 사람들로 꽉 들어차 있다. 코끼리는 보통 코끼리보다 몇 배는 커 보인다. 그 위에 명진이가 올라 앉아 있다. 사람들은 기쁜 표정으로 연신 외치며 손을 흔들며 따라 다닌다.

“명진아, 명진아.”

일어나서 꿈 해몽을 찾아봤다.

기린은 경사스러운 것의 상징이라고 하고, 코끼리 꿈은 큰 재물과 명예라고 한다.

더구나 코끼리를 타고 큰 바다 같은 것을 건너는 꿈은 국가적인 큰 일을 성공시켜 명예를 얻게 된다고 해몽하고 있다. 내가 그냥 생각해도 대단한 꿈인 것 같다. 더구나 사람들은 온통 명진이를 부르며 뒤 따르면서 환호하고 있지 않았던가.

명진이 앞날에 귀한 축복이 있을 것이다. 더구나 한가위 날 아침에 이런 꿈을 꾸다니, 조상님의 음덕이로다.

비공개 글인 그 글은 2018년 9월 24일에 적은 글이다. 그날이 추석 날이기도 하다. 이제 햇수도 많이 지났으로 공개해도 될 것 같다. 속설에 의하면 좋은 꿈은 사흘 동안 발설하는 게 아니라고 하며 나쁜 꿈은 가급적 빨리 사람들에게 알리라는 말이 있다. 좋은 꿈을 듣게 되면 그것을 나쁘게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므로 며칠 정도가 지날 때까지는 타인에게 발설하지 말라는 속설이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내가 한가위 아침에 위와 같이 꿈을 꾼 것이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이 난다. 일어나서 꿈이 하도 엄청나고 신기해서 나의 블로그에 비공개로 적어 놓은 것이다. 더구나 한가위 아침에 꾼 꿈이라서 조상님의 음덕이 아니면 꿀 수 없는 꿈인 것 같아서 숙연해졌다.

업데이트: 2022년 4월 18일

월요일 아침이다. 방금, 딸 아이는 전화를 해 왔다. 처음에는 아내와 통화를 하도록 놔 두었는데 몇 십분이 지나도 대화가 계속되는 것 같아서 나도 합류해서 얘기를 나눴다. 당연히 회사 선택에 대한 고민이다.

명진이는 뉴욕과 보스턴이라는 두 개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선택하기 어렵다고 했다. 뉴욕은 친숙한 곳이고 그곳 회사의 일도 자기에게 친숙한 프로젝트라는 장점이 있고 보스턴은 어렸을 때 여행 때 한 번 가 본 것 외에는 아는 것이 없는 낯선 곳이고 그 회사의 프로젝트도 자신이 지금까지 해 왔던 것과는 다른 성격이라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따라서 뉴욕과 보스턴은 익숙한 곳과 낯선 곳이라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낯선 보스턴이 장점이 있기도 하다고 했다.

양쪽을 저울에 올려 놓았을 때 어느 한쪽으로도 기울지 않는 것이 바로 딸이 처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어느 회사로 갈지 결정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럼, 너는 엄마 아빠의 의견을 듣고 싶은거니?” 내가 말했다.

“응.” 하고 딸이 대답했다.

“나는 보스턴이나 뉴욕이라는 지역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중요한 고려 요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느 회사에서 일을 했을 때 너가 빛을 낼 수 있는 곳인지를 가장 중요하게 판단해야 한다. 보스턴 회사는 규모가 크고 프로젝트도 크기 때문에 너가 어느 파트에서 일을 하더라도 제한된 능력을 보여 줄 수 밖에 없는 회사이다. 반면에 뉴욕은 작은 규모인데다가 너가 지금까지 능력을 잘 보여 준 프로젝트 중심으로 일을 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너가 충분히 개입할 수 있고 능력이 돋보일 수 있는 곳이다. 그런 면에서 뉴욕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내가 말했다.

“나머지 생활비, 출퇴근의 어려움, 환경 등은 부차적인 문제이다. 살면서 예상하지 못한 채 누구나 부닥쳐야 하는 일이므로 그런 것을 선택 요소로 결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내가 부연했다.

그렇게 해서 딸 아이는 뉴욕을 선택하게 되었다.

여전히 아내는 보스턴을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쉬운지 ‘지금 당장 결정하지 말고 좀 더 미루면 어떻겠냐’고 제안한다. 그러면서 인터뷰할 때 보스턴의 분위기와 뉴욕의 분위기를 딸에게 다시 묻는다.

보스턴은 HR팀과 디자이너 몇 명과 함께 봤는데 모두 나이스하고 좋았다면서 그 회사는 근무 환경 등을 인정 받아 상도 받은 것인만큼 그 부분은 분명히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뉴욕은 뉴욕답게 딱딱하고 치열했는데 남자 파트너(최고 경영진) 1명과 디자이너 2명이 함께 3번에 걸쳐 인터뷰를 했다면서 일에 있어서 좀 빡쎈 느낌이었다고 했다. 그렇지만 직접 일을 해 보지 않으면 실제 회사를 알 수 없으며 자신은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일이 맞느냐 맞지 않느냐가 중요하지 회사의 분위기는 그 다음이라고 했다.

“넌 강력한 포스가 있어서 그런 것 중요하지 않을 거다.” 내가 덧붙였다.

암튼, 그렇게 해서 뉴욕의 회사로 가는 것으로 방금 결정했다.

이제, 명진이는 당분간 집에서 출퇴근을 할 것이며, 오묘도 집에서 함께 살 수 있게 되었다. 그런 면에서 보스턴의 파옛 회사는 명진이를 놓친 것을 무척 아쉬워 할 것 같다. 처음부터 자신들하고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라고 얘기를 했다고 하는데, 그런 면에서 그곳을 포기한 명진이도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살다보면 이렇게 어려운 선택을 할 때가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한 번 선택을 하면 뒤돌아보지 말아야 한다. 선택 후에 힘든 일이 생기면 자신이 선택을 잘못했는지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절대로 후회하면 안된다. 후회를 하는 습관에 젖은 사람은 그 인생 내내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매번 결정을 쉽게 하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진다. 세상에 선택에서 100% 옳은지 여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직접 뛰어 들어 경험하고 그곳에서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보기 전까지는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설령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더라도 자신의 선택을 스스로 지지해줘야 용기를 얻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선택의 딜레마는 누구나 겪는 문제이다. 어느 한 쪽을 선택하면 선택하지 않은 쪽이 아깝다는 생각을 하게 될 때 겪는다. 그러나 삶에서의 선택은 정답을 찾는 시험이 아니다. 정교한 과학처럼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기 때문이다.

업데이트: 2022년 4월 19일

나는 오늘 아침부터 이탈리아의 일 때문에 다소 분주한 상태이다. 그리고 다음 주에 밀란을 방문해서 일 처리를 하고 주말에 귀국하게 된다.

그런데 차에 명진이로부터 기다리던 메시지가 왔다. “뉴욕”에서 일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맞다. 이미 어제 이 문제는 일단락을 지었던 결정이지만 몇 시간 후에 아이는 다시 고민을 하기 시작했이다. 뉴욕의 회사에 몇 가지 질문을 했는데 그 중에 업무 시간과 잔업에 대한 회답을 받고 고민에 빠졌던 것이다. 아침 9시부터 저녁 7시까지가 업무 시간이고 초과 업무에 대해서는 무임금이라고 한 것이다. 다만, 초과 업무에 대해서는 회사가 보너스를 지급하고 회사의 이익금에 대해서는 2년 근무를 한 직원부터는 이익금을 나누는 것으로 보답을 한다는 내용이었다. 반면에 보스턴의 회사는 아침 8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근무를 하며 초과 근무는 거의 없이 칼 퇴근이며 초과 근무를 하게 되면 그에 따른 수당을 지급하는 회사다. 더구나 뉴욕에서 근무를 하면 최남단(로어 맨해튼 Lower Manhattan이라고 부른다)까지는 거리는 짧지만 출퇴근 시간대의 교통 혼잡으로 왕복 3시간은 넘게 소요되므로 퇴근하고 집에 오면 하루가 다 지나게 된다. 그렇지만 보스턴 회사는 남는 시간을 충분히 자신의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으므로 좋다. 반면에 뉴욕 회사는 앞서 결정한 것처럼 처음부터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곳이며 건축학과를 졸업한 사람이면 누구나 근무하고 싶어하는 뉴욕시이므로 여러 가지 조건이 좋을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집에서 다닐 수도 있고 필요하면 뉴욕의 아파트에서 다닐 수도 있으므로 잇점은 분명히 있다.

나는 딸 아이와 통화를 하면서 고등학교터 대학까지 최선을 다 했으므로 2년 정도는 자신에게 시간을 주면서 체력도 보충하고 대학원 진학 준비도 하는 시기로 생각하면 어떻겠냐고 했다. 그런 면에서는 보스턴 회사가 충분한 시간을 줄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도 해소될 수 있는 곳이라고 나는 보스턴을 선택할 것을 권했다.

따라서 다시 고민에 빠진 아이는 어제까지도 결정을 하지 못한 채, 방금 전에 결정을 한 것이다. 뉴욕에서 일할 것이며 힘들게 살겠다면서 대학시절보다 힘들겠지만,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결국, 아이는 뉴욕의 회사를 선택하게 되었다.